홀로서기를 앞두고, 역시 활동명을 지어야겠지?
원래부터 별거 아닌 일에 의미부여하는 걸 좋아한다. 보통 걸음으로 지하철역에 도착했는데 지하철이 들어온다면 오늘 하루는 운이 좋겠구나하고, 시간이 촉박한데 지하철을 눈 앞에서 놓친다면 하루 액땜은 다했다~ 좋은 일들만 있겠네~ 하는 식으로 일상의 순간순간에 뻔뻔스러운 의미를 부여한다. 의미부여에 대한 재미는 엄마가 직접 지어주신 이름에 나만의 뜻을 더하면서 시작됐다. 본명이 다소 특이한 이름이고, 남들은 잘 안쓰는 한자를 쓰는데, 싸이월드 시절에 나만의 뜻을 더한 풀이를 다이어리 메인에 걸어놓곤 했다. 주어진 것에 나만의 의미를 더하는 건, 내 일상을 더욱 주체적으로 살고 싶다는 뜻이기도 하다. 홀로서기를 앞두고 활동명을 하나 만들고 싶었다. 특이한 이름에 특이한 성. 이름만 검색해도 나의 모든 정보가 포털사이트에 쭉 뜬다는게 부담되기도 했고, 기존의 나를 어나더 레벨의 나로 바꾸는 한 해이니만큼, 신경쓰지 않고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이름을 갖고 싶었다. 거창함과 찌질 그 사이의 다짐 속에 탄생한 아로라는 닉네임은 세가지 의미를 고려해서 만들어졌다. '마음속에 또렷이 기억하여 두다.'라는 의미를 가진 아로새기다에서 가져온 이름에 한자 我 를 따다와 나로 살자의 뜻을 더했고, 지금은 너무나 흔해졌지만 나의 시그니처같은 문자 '로'를 넣었다. 세가지를 합쳐 나로 사는 것이 결국 나라는 걸 기억하자라는 의미가 되었다. 내가 만들어놓고 아주 뿌듯하다. 짝짝짝. 나의 것에 나부터 애정을 가질 수 있어 늘 감사한 일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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