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씨네 큰아들 민호는 명절 아침 어머니 댁에 도착하자마자 거실에 쌓인 전(煎)들을 보았습니다. 동태전, 꼬치전, 호박전... 부엌에서는 어머니 명숙씨가 콩기름을 넉넉히 두른 팬에서 연신 노릇한 부침개를 부쳐내고 있었습니다. 민호는 '역시 어머니 손맛'이라며 기름진 전을 연달아 집어 먹었습니다. 그 고소함의 대가로, 그의 혈관에는 산화된 오메가-6 지방산과 독성 알데하이드가 빠르게 퍼져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이것이 바로 전신 염증의 조용한 서막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