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10.25~26] Day-12, 13 고베/神戸
[23.10.25] 아침은 산뜻하게 고베런으로 시작했다. 코스를 잘못 선택(?)한 모양인지 너무 거친 오르막이 많은 코스여서 5km를 전부 달리지는 못하고 3.5km 정도에서부터는 걸어서 코스를 완주하기로 했다. 정해진 코스는 완주했지만 괜히 좀 아쉬워서 조금 더 걸어 아카시대교 건너편의 마이코 공원을 둘러보고 숙소로 돌아가기로 했다. 어제 하루 종일 숙소의 공용공간에서 아카시대교를 바라보았지만 아카시대교 바로 밑에서 보는 다리와 주변의 모습은 새로웠다. 여전히 다리 밑으로는 높은 다리에 닿을락말락 할 전도로 큰 화물선이 지나가고 있었고 다리 근처에는 이른 아침부터 낚시를 하고 있는 사람들이 보였다. 마이코공원 안에는 쑨원기념관도 있었고(고베에 왜 쑨원기념관이 있는지는 찾아보지 못했다.) 조금 더 가자 오래됐지만 고급스러워 보이는 리조트형 호텔도 있었다. 이른 아침시간이었지만 산책하는 사람들과 낚시를 하는 사람들이 공원 안에서 많이 만날 수 있었다. 정작 달린 건 20분도 안되는 시간이었는데 주변 산책만 1시간을 넘게하고 숙소로 들어왔다. 역시 수요일과 목요일은 관광보다는 일을 하기로한 날이기 때문에 멀리 나가지 않고 근처에서 노트북을 하기로 했다. 어제 계속해서 시간을 보냈던 공용공간은 오전 11시부터 운영하기 때문에 오전시간에는 이용하기 어려웠다. 다행히 숙소 바로 옆에 스타벅스가 있어서 오전 시간은 스타벅스에서 보내기로 했다.(스타벅스 만세!!) 드립커피를 시키면 두잔째를 무료로 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드립커피를 시키고 자리에 앉았다. 일본에 와서 스타벅스는 여러번 왔기 때문에 스타벅스 대화는 이제 충분히 익숙해졌다.(매장 안에서 먹는 것을 점내에서 먹느냐고 묻는다든지, 머그나 글래스에 담아드려도 된다든지하는 대화) 테라스 자리에서 아카시대교가 보이는 뷰맛집이었기 때문에 오전부터 점심시간이 지날 때까지 꽤 많은 사람들이 스타벅스를 찾았다. 3시쯤에는 다시 숙소의 공용공간으로 이동해서 업무를 계속했다. 공용공간이라고 하지만 사실 카페이자 식당이자 바로 사용하는 공간이었기 때문에 여기서 식사도 함께 해결하기로 했다. 숙소 이름을 딴 햄버거(게라게라버거)와 생맥주 한 잔을 시켜 업무를 하면서 천천히 분위기와 식사를 즐겼다 😎 저녁이 되어 해가 지고나자 투숙객 뿐만 아니라 다른 손님들도 꽤 많이 들어와 식사나 디저트를 먹고 있었다. 나는 바닷가가 보이는 자리에서 하던 일을 계속하고 있었는데 저 멀리 바다에서 번쩍번쩍 거리는 빛이 보였다. 처음엔 밤이 되었으니까 등대겠거니하고 관심을 주지않았다. 하지만 빛의 번쩍거림이 주기적이지 않기도 하고, 생각해보니 어제는 등대의 빛을 보지 못한 것 같아 이상했다. 뭔가 싶어서 테라스 밖으로 나가봤는데 바다 건너 저 멀리서 번개가 치고 있는 것이었다. 번개가 작열하는 모습이 구름 사이에서 보이기도 하고 구름 뒤에서 번개가 칠 때는 모습은 보이지 않지만 구름 전체가 번쩍거렸다. 아마 번개가 치는 구름은 여기서 멀리 있는 모양인지 천둥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심지어 여긴 구름만 조금 있는 상황이라서 그 모습이 더 신기했다. 한참을 바다 건너 번개구름을 바라보다 다시 들어와서 작업을 계속했다. 늦은 9시에는 한국에 있는 사람들과 온라인 미팅을 진행했다. 처음에는 1시간이 안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한 시간을 훌쩍넘겨버렸다. 계속해서 자리하고 있던 공용공간은 10시까지 밖에 운영하지 않아 미팅을 하던 와중에 자리를 밖에 있는 테이블로 옮겼다. 불빛 없이 어두운 배경에 등 뒤로 불켜진 아카시대교가 보이는 뷰를 자랑하며 미팅을 계속했는데 꽤 느낌있지 않아?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래저래 미팅을 잘 마치고 아쉬운 마음에 자기 전 숙소근처 멀리까지 밤산책을 하고 돌아와 오늘은 자리에 누웠다. [23.10.26] 오늘도 특별한 일정은 없었다. 체크아웃 하는 날이기 때문에 10시까지는 자리를 정리해야했지만, 오후 2시에 꽤 중요한 화상회의가 있어 위치는 이동하지 않고 이곳에 머무르기로 했다. 어제와 마찬가지로 오전 시간에는 스타벅스에서 시간을 보내고 오후에 다시 숙소 공간으로 돌아왔다. 이야기를 많이 나누진 못했지만 게스트하우스에서 일하는 직원들과도 얼굴을 터 반갑게 맞이해주었다. 숙소에서 3일간의 식사는 계속 여기서 해결했는데 내가 참 좋은 고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잠도 자, 밥도 먹어, 가끔 맥주도 마셔!!!) 항상 앉는 바다가 보이는 자리에 앉아 업무를 정리하다가 화상회의에 참여했는데 생각보다 오후 2시에 햇볕이 강해 강한 눈뽕(?)과 함께 미팅을 진행할 수 밖에 없었다. 미팅을 진행한 1시간 동안 좀 타버린 것 같기도 하다. 미팅을 마치고 나서는 바로 다음 숙소로 이동했다. 다음 숙소는 그 유명한 "갑자원(甲子園, 코시엔)" 근처에 있는 목욕탕이었다. 야구를 좋아하지는 않지만, 야구 만화는 많이 봐서 갑자원이 얼마나 유명한지 알고 있었고 일본의 공중 목욕탕은 경험해 본 적이 없어서 그것만으로도 벌써 기대가 됐다.
- Amo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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