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사람> ⭐️⭐️⭐️⭐️⭐️
처음부터 책을 다 읽을 생각은 없었다. 그저 독서모임에 참가하기 위한 명분이 필요하여, 간단히 슥슥 읽으려 책방에 방문했다. 그렇게 매대 앞에서 10여분, 그리고 어느새 자리를 잡고 2시간을 더 읽고 마지막 장을 덮었다. 그렇게 읽어낸 <단 한사람>. 제목을 통해 유추했던 내용과 달리, 애절한 로맨스는 아니였다. 의외로 약간의 판타지가 섞인, 하지만 그렇다고 유치하진 않았던, 잔잔하지만 울림이 있던 소설이었다. 소설을 읽으며 여러 생각이 들었다. 우리에게 영향을 미치는 현상들은 어쩌면, 아무런 의도가 없이 벌어졌을지도 모른다. 즉, 갑작스럽게 찾아온 불행, 행운과 같은 현상들은 '그냥 벌어진 일'일지도 모른다. 다만, 우리는 그것들에게 각자 다른 의미를 부여할 뿐이다. 갑자기 찾아온 불행이 누군가에게는 세상을 탓할 수 있는 명분이 되기도 하고, 누군가에게 좋은 일이 생기기 전 액땜(오히려 좋아의 그런 긍정적인 것)이 되기도 한다. 우리는 우리 삶의 주인공이 맞지만, 이 세계의 주인공은 아니다. 사람들은 각자의 삶의 주인공이기에 세상은 내 중심으로 돌아가지 않는다. 실연 후 아픔은 이를 일깨워 주는 가장 이상적인(?) 경험이다. 내 기준이라면 세상은 무너져야 정상인데 멀쩡히 잘만 굴러간다. 무려 한번도 빼놓지 않고 항상. 세상은 그렇게, 그냥 자신의 역할에 충실하게 흘러갈 뿐이다. 그 흐름의 일부를 우리는 그저 맞이할 뿐이다. 우리에게 주어진 역할은 하나다. 벌어지는 현상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 어떻게 해석해야 내 삶이 더 풍요로워질 것인가. 당연하게도, 나의 해석과 남의 해석을 다를 수 있고, 여기에 옳고 그름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 '먼저, 나 스스로가 행복해지기 위해 최선을 다하자.'가 내가 내린 결론이다. 어설프게 타인에게 내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오만이다. 스스로가 충분히 행복해지면 자연스럽게 주변을 존중할 여유가 생긴다고 생각한다. 역설적이지만, 내가 이기적으로 행복을 추구해야, 더 이타적인 사람이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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