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딘가에 숨겨진 완벽한 공식이 있고, 슈퍼컴퓨터나 AI가 그것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죠.
하지만 알고픽(AlgoPick)은 그 길을 가지 않기로 했습니다.
단순히 "오를 종목을 찍어주는 서비스"를 넘어, 왜 AI가 바둑이나 체스처럼 인간을 완벽히 압도할 수 없는지, 그리고 왜 우리는 AI를 미래를 맞히는 예언자가 아닌 '의사결정의 질을 높이는 보조 시스템'으로 설계했는지 그 본질적인 이유를 기록합니다.
결정론적 세계관: 세계는 정교한 코드로 짜여 있습니다
요즘 저는 세상을 하나의 거대한 '소스 코드'처럼 바라봅니다.
삶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일들은 표면적으로는 무작위한 우연처럼 보이지만, 한 발짝만 뒤로 물러서서 관찰하면 그 모든 것은 특정 조건들이 맞물려 나타난 결과물입니다.
원인 없는 결과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저는 기본적으로 강한 결정론적 세계관을 갖고 있습니다.
우리가 '운'이라고 부르는 영역의 상당 부분은 사실 우리가 아직 파악하지 못한 변수들이 복잡하게 얽혀 만든 결과입니다.
변수가 너무 많고 인간의 인지 능력이 그 연결고리를 다 담아낼 수 없을 뿐, 모든 현상에는 그에 상응하는 원인과 원리가 반드시 존재합니다.
확률은 세계의 불확실성이 아닌, '시야의 한계'를 나타내는 지표입니다:
흔히 "세상은 확률적이다"라고 말하지만, 제 관점에서 확률은 세상이 본질적으로 랜덤이라서 존재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나의 관측 데이터와 처리 능력이 부족하다'는 상태를 수학적으로 표기한 것에 불과합니다.
동전 던지기에서 앞면이 나올 확률이 50%인 이유는 동전의 회전력, 풍속, 지면의 마찰력을 우리가 계산하지 못하기 때문이지, 그 결과가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이 아닙니다.
게임 개발자의 시각으로 보면 이 점은 명확해집니다.
게이머는 몬스터가 아이템을 떨어뜨릴 확률 3%를 두고 자신의 운을 시험하지만, 코드를 짠 개발자에게 그것은 확률이 아니라 조건문(if-else)과 난수 생성 알고리즘의 실행 결과입니다.
이 세계관에서 우리가 도달하는 결론은 명확합니다. 우리는 모든 소스코드를 다 읽을 수 없는 플레이어이기에, '정답'을 맞히려는 오만을 버리고 가능한 여러 갈래의 '가지(branch)' 중 가장 생존 확률이 높은 곳을 선택하며 이동해야 합니다.
주식시장은 바둑이나 체스가 아닙니다: '정답이 도망가는 게임'의 역설
많은 이들이 구글의 알파고가 바둑을 정복한 것처럼, AI가 주식시장도 언젠가는 '풀어버릴(Solved)' 것이라 기대합니다.
저 역시 한때는 압도적인 연산 능력이 시장의 비효율을 완전히 제거할 것이라 믿었습니다.
하지만 시장의 본질을 깊이 파고들수록 깨달은 사실은, 주식시장은 수학이나 과학과는 전혀 다른 '적대적이고 가변적인 환경'이라는 점입니다.
수학과 과학은 '고정된 해'를 찾는 게임입니다:
수학 문제는 세월이 흘러도 정답이 변하지 않습니다.
AI가 코딩을 하거나 증명을 할 때, 실행 결과가 틀리면 즉시 피드백을 받고 수정할 수 있는 명확한 기준이 존재합니다.
과학 역시 자연 법칙이라는 불변의 규칙을 탐구하므로, 한 번 발견된 원리는 재현성을 가집니다.
AI가 여기서 인간을 압도할 수 있는 이유는 '채점 기준'이 명확하고 변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주식은 '관측자가 결과를 바꾸는' 게임입니다:
주식 시장에는 고정된 정답이 없습니다.
더 정확히 말하면, 누군가 '정답'에 가까운 규칙(Alpha)을 발견하고 이를 이용해 수익을 내기 시작하는 순간, 그 정보는 시장에 전파되고 수많은 자금이 그 규칙을 따라 몰려듭니다.
자금이 몰리면 가격은 그 가치를 선반영하게 되고, 결국 그 규칙은 더 이상 작동하지 않게 됩니다. 즉, 주식시장은 정답이 발견되는 즉시 그 정답이 오염되고 파괴되는 '자기 참조적(Self-referential)'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시장은 원리가 존재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결정론적이지만, 참여자들의 상호작용으로 인해 정답이 실시간으로 도망친다는 점에서는 비결정론적으로 작동합니다.
이것이 AI가 바둑처럼 고정된 규칙 안에서 인간을 영원히 압도하기 어려운 근본적인 이유입니다.
정답을 맞히는 예언자가 아닌 '객관적인 의사결정 파트너'
우리는 AI에게 "내일 무슨 종목이 오를까?"라는 예언을 요구해서는 안 됩니다.
그것은 도망가는 정답을 쫓아 허상을 잡으려는 시도와 같습니다.
대신 알고픽은 AI를 불확실성 속에서 인간의 판단력을 보완하고 시스템의 궤도를 수정해주는 '객관적 의사결정 파트너'로 활용합니다.
AI는 '판단 가능한 시나리오'를 구조화합니다
인간의 뇌는 스트레스 상황에서 시야가 극도로 좁아지는 '터널 시야' 현상을 겪습니다.
특정 종목에 집착하게 되는 것이죠.
하지만 AI는 차갑고 객관적인 시선으로 현재 위치에서 뻗어 나가는 수십 가지의 가능성을 데이터화하여 보여줍니다.
AI는 '확증 편향'을 제어하는 반대 논리를 제시합니다
우리는 확신이 커질수록 내 논리를 뒷받침하는 정보만 수집하고 반대되는 데이터는 무시하는 '자기합리화'의 늪에 빠집니다.
AI는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우리가 긍정적으로만 해석하려는 상황에 대해서도 가차 없이 "빠진 변수", "상충하는 데이터", "논리적 허점"을 던집니다.
이는 투자의 가장 치명적인 위험인 '확신'을 '객관적 검토'로 바꿔주는 여과 장치 역할을 합니다.
AI는 '실패를 인정하는 기준'과 '자산 보호 계획'을 설계합니다
대부분의 투자 실패는 종목 선택이 틀려서가 아니라, 내 가설이 틀렸음을 감지했을 때 빠르게 후퇴하지 못해서 발생합니다. AI는 진입 시점부터 우리가 틀렸음을 인정해야 하는 구체적인 수치와 반증 조건을 설정합니다.
냉정한 진단: "시장 환경이 어떻게 변하면 당신의 전략이 효력을 잃는가?", "그 시점에 당신은 감정을 배제하고 자산을 지키기 위해 행동할 준비가 되었는가?"
생존 중심 설계: AI의 진정한 가치는 미래를 맞히는 신통함이 아니라, 어떤 돌발 상황에서도 전체 자산이 회복 불능의 상태에 빠지지 않도록 '손실 통제 구조'를 유지하는 데 있습니다.
AI는 지루한 '복기'를 데이터화하여 성장을 자산화합니다
성장은 오직 복기를 통해서만 일어나지만, 인간은 본능적으로 자신의 실수를 대면하기를 기피합니다. AI는 이 지루하고 고통스러운 과정을 시스템적으로 수행합니다.
결론: 알고픽이 추구하는 '대응'과 '생존'의 가치
이 철학적 기반 위에 서 있기에, 저는 알고픽을 단순히 "급등주를 추천하는 서비스"로 만들지 않았습니다.
시장 구조상 그러한 접근은 반드시 유효기간이 존재하며 지속 가능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주식은 수학처럼 '해를 찾는 게임'이 아니라 '해가 움직이는 게임'입니다.
우리가 지향하는 알고픽은 불확실성 속에서 길을 잃지 않고, 더 나은 선택지로 안전하게 이동하게 돕는 의사결정 인프라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단순한 추천 결과 뒤에 항상 다음의 프로세스를 담습니다.
가설의 명확화: 지금 이 선택을 내리는 데이터적 근거는 무엇인가?
대응 계획의 수립: 무엇이 변하면 이 가설을 폐기하고 리스크를 관리할 것인가?
학습의 기록: 이번 의사결정을 통해 시스템이 업데이트해야 할 지점은 어디인가?
결국 투자에서 진정으로 남는 것은 정답을 맞혔던 몇 번의 행운이 아닙니다. 그것은 불확실한 세계 앞에서 내가 어떻게 판단하고, 어떻게 나 자신을 업데이트해왔는가에 대한 '누적된 지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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