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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얼음수도원1_고진하

작성자
임은비
작성시각
얼음수도원 1
-피정(避靜) 일기
고진하
지난밤 꿈에
남극에 있는 한 수도원을 보았다.
얼음벽돌로 세워진
얼음수도원.
흰곰의 가죽을 머리끝까지 뒤집어쓴
수도사들은,
얼음십자가상과
얼음성모상 앞에서
성체 조배를 바치고
찬미가를 불렀다.
하얀 콧김과
하얀 입김이 날리며
수도사들의
긴 머리칼과
눈썹과
수염에
고드름이 맺히게 했다.
저녁미사 시간,
수도사들이 바치는
비나리의 뜨거운 숨결이
피어오르더니.
순식간에 얼음집을 다 녹였다.
얼음수도원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수도사들도 사라졌다.
잠을 깨고 난 뒤, 온종일
사라져버린 얼음수도원을 묵상했다.
무념무상의 설원(雪原)에 들 수 있었다.
고진하 시인
강원도 원주 명봉산 기슭에 귀농 귀촌한 그는 불편도 불행도 즐기자는 뜻으로 ‘불편당(不便堂)’이라는 당호를 붙인 낡은 한옥에서 살고 있다. ‘흔한 것이 귀하다’는 삶의 화두를 말로만 아니라 몸으로 실천하고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야생초의 소중함에 눈떠 새로운 요리 실험을 즐기는 아내와 함께 잡초를 뜯어 먹고 살아간다. 야생에서 먹을 수 있는 풀을 찾아내는 기쁨을 누리며 거친 야생의 풀들과의 깊은 사귐을 통해 겸허와 공생의 지혜를 배운다. 낮에는 낡은 한옥을 수리하고 텃밭을 가꾸며 밤에는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주경야독의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1987년 〈세계의 문학〉으로 등단하여 『지금 남은 자들의 골짜기엔』 『프란체스코의 새들』 『거룩한 낭비』 『명랑의 둘레』 『야생의 위로』 등의 시집과 『시 읽어주는 예수』 『신들의 나라, 인간의 땅』 『잡초 치유 밥상』 등의 산문집을 냈다. 숭실대학교 문예창작과 겸임교수를 지냈으며 영랑시문학상, 김달진문학상, 박인환상 등을 수상했다.
작품 내용
지난밤 꿈에
남극에 있는 한 수도원을 보았다.
현실에서 존재하지 않는 공간
(꿈에서 본 얼음 수도원)
얼음벽돌로 세워진
얼음수도원.
흰곰의 가죽을 머리끝까지 뒤집어쓴
수도사들은,
흰곰의 가죽을 두른 수도사들의 모습은 꿈에서만 볼 수 있을 법한 풍경
얼음십자가상
얼음성모상 앞에서
성체 조배를 바치고
성체 앞에서 특별한 종경을 바치는 행위
성체의 외형 안데 현존하는 예수를 찬미하는 예배
찬미가를 불렀다.
비 현실적 환상성의 이미지를 드러냄
얼음 수도원의 묘사
하얀 콧김과
하얀 입김이 날리며
수도사들의
긴 머리칼과
눈썹과
수염에
고드름이 맺히게 했다.
얼음 수도원의 척박한 환경
저녁미사 시간,
수도사들이 바치는
비나리의 뜨거운 숨결이
절대자에게 생명을 구원하는 염원
소원을 빎 (비나리)
피어오르더니.
순식간에 얼음집을 다 녹였다.
얼음수도원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수도사들도 사라졌다.
인간의 간절한 염원으로 얼음 수도원이 사라짐
어떤 영적인 깨달음이나 진리가 눈앞에 다가 왔다가 다시 사라지는 것과 같은 느낌
잠을 깨고 난 뒤, 온종일
사라져버린 얼음수도원을 묵상했다.
말 벗이 마음속으로 생각함 (묵상)
무념무상의 설원(雪原)에 들 수 있었다.
무념무상의 세계를 시각화 함
묵상 속에서 무념무상의 설운에 들어갔다고 표현하는 것은 마음의 고요함과 평정 상태에 접어든 당신의 내면을 암시
단어 정리
1.
성체 조배 : 로마 가톨릭교회에서 성체를 현시하여 그 앞에서 경배하도록 하는 신심 행위
2.
비나리 : 앞길의 행복을 비는 말
3.
무념무상 : 자신을 잊는 경지에 이르러 일체의 생각에서 벗어난 상태
4.
피정 : 일상생활에서 벗어나 성당이나 수도원 같은 곳에서 묵상이나 기도를 통하여 자신을 살피는 일
먼저 이 시는 얼음 수도원과 같은 폐쇄된 공간을 찾아 소통하기를 꿈꾸는 것 같다. 그 소통의 갈망은 무릎으로 상징되는 고행을 통해 이루어지고 숨 쉬는 무릎이 되는 생명성을 얻는 것이다. '얼음수도원'은 차가운 이미지로 종교적 엄숙성을 나타내고 '뜨거운 숨결'은 절대자에게 소원을 비는 간절함을 드러내고 있다. 시는 종교의 엄숙함과 형식적 논리에 얽매이지 않고 이 세상을 따뜻하게 그리고 긍정적으로 화해하고 공존하려는 화자의 소망을 담고 있다. 따라서 '무념무상의 설원' 은 종교의 진정한 의미에 대해 깨달은 화자의 마음을 공간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이 꿈은 시 처럼 설경 속에서 전개됩니다. 남극이라는 극한의 환경과 그곳에 존재하는 얼음수도원이라는 비현실적인 배경은 고독과 고요함 속에 놓인 인간의 영혼을 상징하는 것 같다. 수도원은 얼음벽돌로 세워지고 수도사들은 흰곰의 가죽을 뒤집어 쓴 모습을 표현하고 있다. 이 수도사들이 얼음으로 된 성물들 앞에서 찬미가를 부르고 성체 조배를 바지는 장면이 신기했다. 이 사람들의 신앙과 영적 실천이 차가운 현실 속에서도 뜨겁게 타오르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이 꿈의 핵심을 '사라짐'이라 생각한다. 수도사들이 소원을 빌고 수도원을 녹여버리고 모든 것은 순식간에 사라져 버린다는 것이다. 수도사들의 영성적인 뜨거움이 현실의 얼음과 부딪치면서 모든것이 녹아내다.리는 그 순간은 인가느이 열망이나 신앙마저도 일종의 일시적인 형상인것 같다. 마치 삶과 죽음, 창조와 소멸이 한 순간의 사건처럼 빠르게 지나가버린다는 무상을 들어낸것이다. 마지막으로 이 꿈은 윌에게 영적인 열정이 일시적이더라도 그 순간의 불꽃이 우리 삶을 완전히 바꿀 수 있다는 것이고 모든것은 결국 사라지기 마련이라는 무상의 진로도 함께 깨닫게 해준다. 눈부시게 아름다운 장명을 통해 삶의 덧없음과 그 속에서 피어나는 내적 평화가 이 시를 통해 보이는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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