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은 어쩌면
블리츠스케일링에 대한 생각 블리츠스케일링이라는 표현이 있다. 링크드인의 창업자인 리드 호프먼이 만든 단어다. 스타트업은 거칠게 적자를 감수하면서까지 폭발적으로 성장해야 네트워크 효과가 발생하고 시장에 자리잡을수 있다는 개념이다. 링크드인이 실제로 그랬다. 테무, 핀둬둬같은 중국 커머스도 그랬고 쿠팡, 토스도 그러했다. 적자를 감수하며 폭발적으로 성장했고 네트워크 효과를 일으켜 결국 업계 최고가 되었다. 다만 과연 이것이 모든 스타트업의 지침서일까? 정확히는 모든 스타트업의 모든 순간이 이렇게 나아가야만 할까? 어째서 누구는 블리츠스케일링을 하면서 망하고 - 누군가는 성공할까? 나는 이 질문에 대해서 많은 팀들이 목적과 수단을 혼동하기 때문에 발생한다고 생각한다. 이것을 투자를 받고 반년만에 깨달았다. 우선 사람을 늘리는 것이 절대로 블리츠스케일링의 목표가 아니다. 핵심은 사업이 성장하는 것이 진정한 목표다. 사업이 성장할 수 있는 구조가 Duplicate 해보이고 천장이 높아보일때만 채용을 해서 사람을 충원해야한다. 그리고 충원에 앞서서 ' 지금 인원으로 할수 있는 사업 성장 ' 을 최대한 고려해봐야한다. 그래야 무의미하게 채용 안할수 있고, 그래야 일 하나 끝나고도 같이 문제를 풀수 있고, 그래야 먼저 안정적인 구조를 짜고 사람을 뽑을수 있다. 시드 투자 이후 배운 점 직행을 예로 들면 우리는 시드 투자 유치 후 이것저것 다양한 시도를 했다. 빠르게 성장해야한다는 강박때문이었다. 디자인을 바꾸면서 서비스 전체를 리뉴얼하는 시도를 했고, 백엔드 코드를 전체 리팩토링했다. 이를 위해서 대강 6개월은 소진했다. 많은 규모의 투자금이 고객보다 새로운 준비에 활용되었다. 그 과정에서 런웨이는 예상보다 줄어들기 시작했고 수명에 대한 염려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우리는 원점으로 돌아가 '매출' 을 만들수 있는 방향을 고민하기 시작했고 결국 그 방향이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는데서 비롯된다는 것을 알게 되어 다시 유저 사이드의 문제를 풀고 있다. 그러니 매출은 자연스럽게 올랐다. 현재는 BEP를 바라보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매출을 올리기 위해 유저의 문제를 해결해온 실행이 꽤 적은 수의 구성원으로도 달성 가능한 것들이었다는 점이다. 단 1명의 개발자만으로도 가능했던 실행이 있었고, 단 3명만으로도 가능한 실행이 있었다. 그리고 그 실행이 현재는 직행의 최우선순위가 되어 6명이 다 달라붙는 일이 되었다. 되돌아보면 실행의 순서가 달랐으면 어땠을까하는 생각을 한다. 더욱이 초기와 요즘 투자 시장에는 생존이 가장 중요하다. 그렇다면 생존을 위해 초기 3명이서 매출 상승을 위한 시도를 먼저 하고, 그 다음에 채용을 했다면 어땠을까? 그때 내가 스스로에게 ' 지금 구성원으로도 할수 있는 가장 임팩트가 큰 일은 무엇인가? ' 를 고민해보고 나아갔으면 어땠을까 싶다. 또 채용을 해서 높은 비용이 발생하기 이전에 지금 인원이 미리 검토해봐야할 급하진 않았지만 소중한 일이 무엇인지 고민해봐야했었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코드 리팩토링, 근무 문화 조성, 디자인 시스템 재설계 등) 대부분은 어쩌면 투자 = 채용이 절대 아니다. 투자 = 성장이다. 성장을 위해서 고려할 건 우선 지금 상태에서 고정비 발생없이 실행 가능한 옵션들을 검토하는 것이다. 그 다음에 고정비 발생을 하는 옵션들을 검토해야하고 그 안에서도 마지막이 채용이라고 생각한다. 국내의 많은 스타트업들이 대부분은 어쩌면 경쟁에서 밀려서 망하는게 아니라 스스로 목을 죄며 폐업을 하는게 아닌가하는 생각을 했다. 투자를 받았고 성장을 해야하니 그냥 사람을 뽑자는 결정을 해버리고, 그 사람은 할일이 애매해 모호한 기여를 만들고 소통비용은 더 올라가고 팀은 더 느려지며 런웨이가 바닥나고 회사가 끝나는 상황이 거대 공룡들과 경쟁하기 위해서 미친듯이 성장을 찍다가 밀리는 일보다 많을것이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못 믿을수 있지만 Seed, PreA, SeriesA 투자를 받은 팀에서도 개발자나 디자이너가 할일이 없어서 노는 경우가 있다. 나는 그러지말아야지 하고 머릿속에 새겼지만 우리 팀도 그럴뻔 했다. 이 경우가 앞서 말한 ' 지금 구성원으로 해결할수 있는 문제' 를 고민 못하면 발생한다고 생각한다. ' 무의미하게 지출이 발생 ' 하는 일이 반드시 생긴다. 투자는 성장복제에서부터 이제 직행은 수명 문제가 많이 줄어든 상태다. 매출 성장도 있고 팁스같은 정부 사업도 있다. 지금 구성으로는 2~3년은 무리없이 운영할 수 있다. 조금만 더 나아가면 거의 무한대에 가깝게 달릴수 있다. 현재 가진 안정성을 토대로 우리는 다음 투자는 정말 폭발적인 성장 트리거를 찾게 되면 진행할 계획이다. 아마 머지않아 찾게 될것 같고 - 그것이 정말 큰 투자금이 있어야만 하는지도 고민을 많이 하게 될것 같다. 대부분은 어쩌면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이런 플레이북에 정답이 있으리라 믿는다. 당근도 그랬고, 인스타그램팀도 그랬다.
- 전략
- 이재헌_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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