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행을 운영한 지 오늘로 161일째다. 연애로 치면 불타오르는 시기일 테니, 대표로서는 아직 극 초창기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투자 유치도 하고 매출도 발생하면서 팀은 어느새 5명이 되었고, 다음 달이면 한 분이 더 합류해 6인 체제가 된다. 나는 6명이 결코 적은 숫자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부부도 둘이 함께 지내며 마음이 엇갈릴 때가 있는데, 여섯 명이 함께 맞춰 간다는 건 난이도가 전혀 다르다. 하지만 우리가 꿈꾸는 사일로 조직의 관점에서 보면, 지금의 6인 팀은 사일로 하나의 단위라고 볼 수 있다. 이 단계에서 효율적인 구조를 만들어둔다면, 앞으로 인원이 늘어나더라도 각 사일로가 높은 효율성을 유지할 수 있을 거라 기대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팀의 규모와 상관없이 리더가 바라보는 방향을 구성원 모두가 함께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방향에 얼마나 다가가고 있는지, 앞으로 어떻게 나아갈지,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를 충분히 공유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그 사고의 과정에도 누구나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고 믿는다. Airbnb, Nvidia, Apple처럼 창업자가 모든 일에 깊이 관여하는 방식이 가장 확실한 방향성을 담을 수 있겠지만, 구성원들이 리더의 시선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면 리더가 사라져도 회사는 계속 이어질 수 있다. 나는 직행이 오래 지속되길 바라기 때문에, 내가 보는 꿈을 팀원 모두가 함께 볼 수 있도록 노력하려 한다. 나는 아직도 그리고 앞으로도 시행착오 속에 있겠지만 그 과정에서 얻은 배움을 정리해본다. 1. 전달 전에 방식을 고민한다 모든 것을 다 이야기할 필요는 없다. 물론 가능하다면 다 말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오히려 전달력이 약해질 수 있다. 또한 때로는 여러 명 앞에서 말하는 게 효과적일 때가 있고, 때로는 1:1 대화가 더 적절할 때도 있다. 단호함이 필요할 때가 있는가 하면, 유연함이 더 중요한 순간도 있다. 팀원들은 이미 많은 일을 하느라 바쁘다. 그렇기에 그들의 시간을 아끼기 위해서라도 어떻게 전달할지, 가장 효율적인 방식을 고민해야 한다. 2. 전달 이후에는 계속 반복해야 한다 한 번에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지만, 그것이 금세 뿌리내리기는 어렵다. 어떤 방향이나 꿈을 말했다면 질릴 정도로 반복해서 이야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깊이 고민해 결정한 것이라 해도, 그것이 곧바로 구성원에게 100% 전달되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팀원들이 듣고, 곱씹고, 스스로 납득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내가 할 일은 잊히지 않도록 계속 강조하고 되새기는 것이다. 3. 이해되지 않는다면 물어봐야 한다 이 글을 쓰게 된 계기도 여기에 있다. 나는 1번과 2번은 지켰지만, 3번을 놓쳤다. 국내 최고 스타트업 리더로 활동했던 분과의 대화를 통해 깨달은 점이기도 하다. 아무리 많이 말하고 반복했어도, 구성원들이 받아들이지 못한다고 느껴진다면 물어봐야 한다. 어쩌면 내가 짐작한 것보다 더 깊이 생각하고 있었을 수도 있고, 단순히 잊어버린 걸 수도 있다. 최악의 경우, 충분히 납득하지 못한 상태에서 억지로 넘겨짚고 있는 걸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대화를 통해 서로의 이해를 확인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4. 결국 인재밀도와 문화가 핵심이다 인재밀도가 높을수록 합리적인 의사결정이 잘 이뤄진다. 무작정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성공할 방법을 함께 고민하게 된다. 그런 사람들이 모여 있을수록 리더의 방향을 올바르게 교정하거나, 납득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면 납득될 때까지 질문하는 문화가 자리 잡는다. 문화가 중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인재밀도가 높다는 전제 아래, 그들의 좋은 견해가 자유롭게 오갈 수 있어야 한다. 아무리 훌륭한 인재가 있어도 리더십이 의견을 묵살한다면 그 가치를 잃어버린다. 리더의 중요한 임무 중 하나는 고통스럽더라도 자신의 신념과 기준을 꾸준히 이야기하는 것이다. 그리고 문화적으로는 구성원 누구나 리더십에 도전할 수 있고, 리더십은 그것을 건강하게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참고한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