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신의 그림자가 울고 있다 

당신의 그림자가 울고 있다

― 로버트 존슨의 책을 덮으며

오랫동안 나는 삶을 이해하려고 애쓰며 살아왔다.

왜 이런 감정이 드는지

왜 반복되는지

어떻게 해야 더 나아질 수 있는지를 끊임없이 생각했다.

하지만 돌아보면 나는 이해보다 통제를 원했던 것인지도 모른다.

무너지지 않기 위해, 흔들리지 않기 위해, 

어떤 기준 안에서 나를 정리하고 다듬으며 살아왔다.

『당신의 그림자가 울고 있다』를 처음 펼쳤을 때, 나는 그림자를 이해하고 싶었다.

하지만 책을 읽어갈수록 그림자는 이해의 대상이라기보다, 함께 존재해야 하는 무언가에 가까웠다.

빛과 어둠, 강함과 약함, 사랑과 미움.

나는 늘 그중 한쪽만 붙잡고 살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좋은 사람이 되어야 했고, 

바른 방향으로 나아가야 했고, 

어두운 감정은 가능한 한 빨리 걷어내야 한다고 여겼다.

그러나 삶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았다.

어떤 슬픔은 기쁨과 함께 왔고, 

어떤 평온은 무너짐 이후에야 찾아왔다.

꿈은 설명할 수 없는 방식으로 나를 흔들었고, 

지워지지 않은 감정들은 오래도록 남아 있었다.

특히 "내가 뭔가를 할 수 있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은, 

조용하지만 오래된 질문처럼 내 안에 가라앉아 있었다.

예전의 나는 그 질문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책하거나, 

반대로 애써 괜찮다고 말하려 했다.

하지만 만돌라(mandorla)의 이야기를 읽으며 조금 다른 가능성을 보게 되었다.

빛과 어둠이 겹치는 자리, 잘하고 싶었던 마음과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한계가 동시에 존재하는 공간.

존슨은 그 긴장 속에 머물라고 말한다.

어느 한쪽으로 도망치지도, 

억지로 해결하려 하지도 않은 채, 

그저 가만히 함께 있으라고.

처음에는 그 말이 막막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조금은 알 것도 같았다.

산책을 하다 멈추고 싶은 곳에서 멈추고, 

고양이를 바라보고, 

바람을 느끼고, 사진을 찍고, 

짧은 시를 쓰는 시간들.

그것들은 특별한 수행도, 거창한 의식도 아니었다.

하지만 어쩌면, 내 안의 분열된 것들을 조용히 이어 붙이는 나만의 작은 만돌라였는지도 모른다.

이 책을 읽으며 나는 더 나은 사람이 되는 방법보다, 

불완전한 나를 그대로 두는 법에 조금 더 가까워졌다.

그림자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그 울음이 들리는 자리에 함께 머무는 것.

어쩌면 치유란, 빛만 가득한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라, 빛과 어둠이 함께 있을 수 있도록 조금씩 자리를 내어주는 일인지도 모르겠다.

지금도 어려운 순간들이 있고, 

이해되지 않는 감정들도 있다.

그러나 예전처럼 그것들을 서둘러 정리하려 하지는 않는다.

그저 "이런 마음도 함께 있구나" 하며 바라보는 시간이 조금씩 늘어가고 있다.

그리고 어쩌면 그 변화는, 생각보다 훨씬 조용하게, 

이미 오래전부터 시작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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