돋을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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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그리고 빛

고요에 닿는 순간 2부

Lila
Apr 20, 20262m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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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장 적이 사라지는 순간

몸으로 돌아오는 감각이 조금 익숙해지면
우리는 자연스럽게 다른 방향을 보게 됩니다.
바깥입니다.

사람과 상황,
하루 속에서 마주치는 일들입니다.
그동안 우리는 많은 것들과 부딪히며 살아왔습니다.

맞지 않는 말,
예상과 다른 흐름,
마음에 걸리는 장면들.

그때마다 우리는 알게 모르게
하나의 기준을 세웁니다.
이건 괜찮고 저건 불편하다는 기준입니다.
그 기준이 생기는 순간
세상은 둘로 나뉘기 시작합니다.
맞는 것과
맞지 않는 것,
편한 것과
불편한 것.
그리고 그 사이에서
긴장이 만들어집니다.
우리는 자연스럽게
편한 쪽으로 가고 싶어 하고
불편한 것은 밀어내려 합니다.

그 과정이 반복되면서
어느 순간부터는 바깥의 많은 것들이
나를 힘들게 하는 대상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잠시 멈추어 보면 다른 모습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몸을 느끼고
호흡을 따라가며
조금 여유가 생긴 상태에서 보면
같은 상황도 조금 다르게 느껴집니다.

바로 반응하지 않고 조금 더 머물 수 있게 됩니다.
그때 우리는 작은 변화를 경험합니다.
상대를 이해하려 애쓰지 않아도
설명하려 하지 않아도
그 순간을 그대로 둘 수 있게 됩니다.

그대로 두는 순간 긴장이 조금 풀립니다.
그 변화는 상대에게서 오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서 시작됩니다.

세상을 적으로 두지 않는다는 것은
좋게 보려는 노력이 아닙니다.
억지로 이해하려는 것도 아닙니다.
그저 바로 나누지 않는 것입니다.

이건 맞고 저건 틀리다는 식으로
나누기 전에 잠시 머무는 것입니다.
그 짧은 멈춤 안에서 우리는 조금 더 자유로워집니다.

상황이 그대로여도 느낌은 달라집니다.
같은 말을 들어도 덜 흔들립니다.
조금 더 가볍게 지나갈 수 있게 됩니다.

적이 사라진다는 것은
세상이 바뀌는 것이 아니라
내가 세상을 나누는 방식이
조금 느슨해지는 것입니다.

그 변화는 작지만 분명합니다.
그리고 그 작은 차이가 하루의 무게를 바꾸기 시작합니다.

5장 거리두기의 힘

세상을 적으로 두지 않기 시작하면
한 가지 변화가 먼저 찾아옵니다.
긴장이 조금 풀립니다.
그전에는 바로 반응하던 순간에
아주 짧은 여유가 생깁니다.
그 여유 안에서
우리는 다른 선택을 할 수 있게 됩니다.

하지만 그 상태가 계속 이어지지는 않습니다.
어떤 순간에는 여전히 마음이 크게 움직입니다.
감정이 올라오고 생각이 따라붙고
그 흐름에 함께 들어가게 됩니다.

그럴 때 우리는 다시 같은 고민을 하게 됩니다.
왜 나는 또 이렇게 반응할까.
왜 이 감정에서 벗어나지 못할까.

이 지점에서 하나의 새로운 방향이 필요합니다.
바로 거리 두기입니다.
거리 두기는 피하거나 외면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대로 두되 함께 가지 않는 것입니다.

감정이 올라올 수 있습니다.
불편함이 느껴질 수도 있고
말 한마디에 마음이 흔들릴 수도 있습니다.

그 순간에 우리는 보통 그 감정 안으로 들어갑니다.
생각을 더하고 이유를 붙이고 그 흐름을 이어 갑니다.

하지만 잠시 멈추어 보면 다른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 감정을 그대로 두는 것입니다.

없애려 하지 않고
억지로 바꾸려 하지 않고 붙잡지도 않습니다.

그저 조금 떨어진 자리에서 그 흐름을 봅니다.
처음에는 어색할 수 있습니다.

감정이 있는데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낯설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조금만 머물러 보면 알게 됩니다.
감정은 계속 유지되지 않는다는 것을요.
올라왔다가 머물다가 다시 잦아듭니다.

우리가 붙잡지 않으면 자연스럽게 지나갑니다.
거리 두기는 감정을 없애는 방법이 아니라
감정과 나를 같은 것으로 두지 않는 연습입니다.

그 차이를 알게 되는 순간
우리는 훨씬 가벼워집니다.
같은 상황에서도
덜 끌려가고 덜 소모됩니다.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변화가 생깁니다.
상대를 밀어내지 않으면서도
나를 지킬 수 있게 됩니다.

가까이 두지 않아도 되는 것은
조금 멀어질 수 있습니다.

억지로 끊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정리되기도 합니다.

거리 두기는 단절이 아니라 균형입니다.
열려 있지만 섞이지 않는 상태입니다.

그 상태에 익숙해질수록 하루는 더 가벼워집니다.
그리고 우리는 조금 더 자유로워집니다.

6장 두려움은 미래에서 온다

거리 두기가 조금 익숙해지면
우리는 한 가지를 더 분명하게 보게 됩니다.

감정이 어디에서 시작되는지에 대한 감각입니다.

어떤 순간에는
이유 없이 불안이 올라오기도 합니다.

특별한 일이 일어난 것도 아닌데
마음이 먼저 반응합니다.

그때 우리는 보통 현재를 의심합니다.
무언가 잘못된 것이 있는지
지금 이 순간을 다시 살펴보게 됩니다.

하지만 가만히 보면 조금 다른 흐름이 보입니다.

그 불안은 지금에서 시작된 것이 아니라
조금 앞에서 시작된 경우가 많습니다.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
앞으로 일어날지도 모르는 장면,
머릿속에서 그려진 한 가지 가능성.

우리는 그 장면 안으로 들어가
이미 경험하고 있는 것처럼 느낍니다.

그래서 몸이 먼저 반응합니다.
가슴이 조여오고 숨이 얕아지고 긴장이 올라옵니다.

이 모든 것은 실제로 일어난 일이 아니라
미리 만들어진 장면에서 시작됩니다.

두려움은 지금의 감정처럼 느껴지지만
사실은 미래의 감각에 가깝습니다.

이 점을 알아차리는 순간
우리는 조금 멀어질 수 있습니다.
불안을 없애려 하지 않고 그 안으로 들어가지도 않습니다.

그저 지금으로 돌아옵니다.

숨을 느끼고
몸을 느끼고
지금의 감각을 다시 확인합니다.

이 순간에는 아무 일도 일어나고 있지 않습니다.
그 사실을 조용히 알아차립니다.

생각은 계속 이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 흐름을 따라가지 않아도 됩니다.

조금 떨어진 자리에서
그 장면을 그대로 두어도 괜찮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그 감각은 자연스럽게 약해집니다.

두려움은 붙잡을수록 커지고 그대로 둘수록 사라집니다.
우리는 그동안 불안을 해결하려고 애써 왔습니다.
이유를 찾고 대비하려 하고 없애려 했습니다.

하지만 때로는 그보다 단순한 방법이 있습니다.
따라가지 않는 것입니다.
지금으로 돌아오는 것입니다.

그 작은 전환이 마음을 훨씬 가볍게 만듭니다.
두려움은 완전히 없어지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더 이상 우리 전체를 움직이지는 않습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변화가 시작됩니다.
7장 바꾸지 않아도 괜찮아지는 순간

두려움에서 조금 벗어나기 시작하면
하나의 변화가 조용히 따라옵니다.

무언가를 계속 바꾸려 하던 힘이
조금씩 줄어듭니다.

그전에는
불편함이 생기면 바로 고치려 했습니다.

감정을 바꾸고
상황을 바꾸고
생각을 바꾸려 했습니다.
그 과정은 익숙하지만
생각보다 많은 힘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자주 지치게 됩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
조금 다른 방향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바꾸지 않아도 되는 자리입니다.

불편함이 있어도 그대로 둘 수 있는 순간입니다.
그 순간에는
무언가를 더하지 않아도
조금씩 변하기 시작합니다.
숨이 느려지고
몸이 풀리고
마음이 가라앉습니다.

이 변화는
내가 만들어낸 것이 아니라
그대로 두었을 때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흐름입니다.

처음에는
이 상태가 낯설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불안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오랫동안 무언가를 해야만
나아질 수 있다고 배워왔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멈추는 순간에도
다시 무언가를 하려는 움직임이 올라옵니다.

생각을 정리하거나
감정을 바꾸려 하거나
다른 방향을 찾으려 합니다.

그때 아주 작은 선택이 가능합니다.
그 움직임까지도 그대로 두는 것입니다.
하려는 마음까지 놓아둡니다.

그 상태에 조금만 더 머물러 보면 알게 됩니다.
이미 충분히 괜찮다는 감각이
조용히 올라오기 시작합니다.

특별한 일이 일어난 것은 아니지만
안쪽이 조금 편안해집니다.
이것이 평화입니다.

평화는 무언가를 얻어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붙잡고 있던 힘이 풀릴 때 드러납니다.

그래서 평화는
만드는 것이 아니라
드러나는 것입니다.

이 상태에 익숙해질수록
우리는 점점 덜 애쓰게 됩니다.

문제를 해결하려는 마음도
조금 가벼워집니다.

그렇다고 해서
삶이 멈추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더 자연스럽게 이어집니다.

해야 할 일은 그대로 이루어지고
만나야 할 것은 그대로 만나집니다.
다만 그 과정에서 덜 긴장하고 덜 소모됩니다.

바꾸지 않아도 괜찮아지는 순간
우리는 처음으로 조금 쉬게 됩니다.

그리고 그 쉼이
다음 움직임을
더 부드럽게 만듭니다.

8장 흔들림이 지나가는 방식

평화가 조금 익숙해질수록
우리는 한 가지를 기대하게 됩니다.

이 상태가 계속 이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조용하고
편안하고
흔들림이 없는 상태.

하지만 삶은
그대로 머물러 있지 않습니다.
어느 순간
다시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예상하지 못한 일이 생기고
감정이 다시 올라오고
마음이 흔들립니다.

그때 우리는 이전으로 돌아간 것처럼 느끼기도 합니다.
다시 불안해지고
다시 복잡해지고
다시 힘들어진 것처럼 느껴집니다.

그래서 이렇게 생각하게 됩니다.
나는 아직 충분하지 않은 걸까.
다시 처음부터 해야 하는 걸까.

하지만 조금만 더 차분히 살펴보면 다른 모습이 보입니다.
흔들림은 문제가 아니라
과정의 일부라는 사실입니다.

우리는 그동안 안정된 상태만을
좋은 것으로 여겨 왔습니다.

그래서 흔들림이 오면
잘못된 것으로 느끼고 빨리 벗어나려 합니다.

하지만 모든 변화는
조금의 흔들림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몸도 그렇습니다.
균형을 잡기 위해 아주 미세하게 흔들립니다.
그 움직임이 멈추면 오히려 균형을 잃게 됩니다.

마음도 비슷합니다.
흔들림은 무너지는 것이 아니라
다시 정리되는 과정입니다.

익숙했던 방식이 느슨해지고
새로운 방향이 자리를 잡기까지
잠시 불안정해지는 시간입니다.

그 과정 안에 있을 때
우리는 두 가지 선택을 하게 됩니다.
하나는 이 상태를 밀어내는 것,
다른 하나는 그대로 두는 것입니다.

밀어내려 하면 흐름은 더 강해지고
그대로 두면 조금씩 정리되기 시작합니다.

감정이 올라올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전처럼 그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조금 떨어진 자리에서 그 흐름을 지켜볼 수 있습니다.

그렇게 바라보고 있으면 알게 됩니다.
이 감정이 나 전체가 아니라는 것을요.
지나가는 한 부분이라는 것을요.

흔들림이 지나가는 방식은
생각보다 단순합니다.
붙잡지 않으면 지나갑니다.
바꾸려 하지 않으면 정리됩니다.

그 과정을 몇 번 지나고 나면
우리는 점점 덜 두려워하게 됩니다.

흔들림이 와도
완전히 무너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다음에는 조금 더 편안하게
그 시간을 지나갈 수 있습니다.

흔들림은
없애야 할 대상이 아니라
지나가도록 두어야 하는 흐름입니다.

그 흐름을 믿을 수 있게 될 때
우리는 더 깊은 안정에 가까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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