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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la

자작나무 숲에서

Lila
2026年2月17日4ヶ月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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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com/watch?v=v4uc90p1tcE&feature=shar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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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걷던 그 하얀 숲의 고요가 참 좋았습니다."
​나무들이 서로의 어깨를 탐하지 않고
정갈한 거리를 두면서도,
결국 하나의 아름다운 숲을 이루는 모습...

그 모습이 꼭 우리네 같아
마음 한구석이 참 따뜻해졌습니다.
​그날 우리가 함께 마신 차가운 공기와
눈부셨던 풍경들을
몇 편의 시로 갈무리해 보았습니다.
​
바쁜 일상 속에서 숨 가쁠 때,
자작나무 숲의 '하얀 침묵'이
당신 곁에 머물기를.
​
Līlā (लीला) 드림
자작나무 숲에서 쓴 편지

​푸른 물감이 뚝뚝 떨어질 듯한
인제의 높은 하늘 아래
하얀 옷을 갈아입은 나무들이
수천 개의 촛불이 되어 서 있습니다

​잎사귀 하나 남기지 않은 빈 가지로도
저토록 당당하게 빛날 수 있는 건
가장 추운 곳에서 스스로를 태우며
안으로 정직한 무늬를 새겨온 까닭이겠지요

​기대어 선 나무들의 몸짓은
세상의 소란을 지우는 하얀 정적입니다
껍질을 벗어 던져 더 투명해진 몸으로
서로의 어깨를 보듬으며
겨울을 건너는 고요한 합창입니다​
나도 오늘은 자작나무 숲의 한 문장이 되어
내 안의 묵은 생각들을 하얗게 비워냅니다
비어 있어야 비로소 푸른 하늘이 담기고
추위를 견뎌야 비로소 눈부신 빛을 낸다는 것을
이 꼿꼿한 침묵의 숲에서 배웁니다

​자작나무 숲속에서
​하얀 뼈대만 남은 나무들이
푸른 하늘에 정갈한 필체를 적어 내립니다

​비워내야 더 눈부신 몸이 된다는 듯
스스로 껍질을 벗어 던진 저 꼿꼿한 고요
​
눈이 멀어도 좋을 만큼 투명한 정적 속에서
나는 오늘, 이름 없는 하얀 문장이 됩니다
​

나도 나무가 됩니다 I

​잎사귀 하나 남기지 않고
하얀 수피로만 서 있는 저들 곁에서
나의 해묵은 이름표들을 내려놓습니다
​
푸른 하늘에 정갈한 필체를 적어 내리는
고요의 문장을 따라 읽다 보니
어느새 나의 발치에도 뿌리가 돋습니다
​
비워낼수록 더 환해지는 저 몸짓처럼
나의 소란했던 마음도 투명하게 깎여나가
눈이 멀어도 좋을 백야의 숲

​차가운 공기가 살결에 닿는 순간
나도 한 그루 자작나무가 되어
당신과 나란히 겨울을 견뎌냅니다
​나도 나무가 됩니다 II

​서로의 어깨를 탐하지 않고
푸른 여백을 정갈하게 나눠 가진 숲
​닿지 않아도 온전한 것은
각자의 고요를 침범하지 않는
하얀 침묵이 있기 때문입니다
​
나도 오늘 그들 사이에 서서
하나가 되는 법을 배웁니다
우리는 투명한 간격만큼 깊어집니다
​

눈의 결정체로 피어나
​
고개를 드니 숲은
거대한 눈의 결정입니다
​
푸른 허공에 닿기 위해
하얗게 얼어붙은 채 뻗어 나간
자작나무의 가느다란 손가락들
​
차가운 겨울바람을 한 땀 한 땀 엮어
하늘에 수놓은 정교한 무늬는
추위를 견딘 나무가 피워낸
가장 뜨거운 얼음꽃입니다
​
나도 오늘 그 투명한 무늬 속에 갇혀
시린 계절을 빛으로 치환하는
단단한 결정체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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