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파이더맨, 브랜 뉴 데이(Brand New Day)

[영화 리뷰]
스파이더맨, 브랜 뉴 데이(Brand New Day)

홀로 짊어지던 고독을 넘어 세상과 함께 숨 쉬기까지

히어로 영화를 보며 마음이 묵직해지고, 또 한편으로는 따뜻해진 적이 있었을까.
이번 스파이더맨을 보고 나오며 오래 마음에 남은 것은 화려한 액션이 아니라, ‘피터 파커’라는 한 인간의 고독과 성장이었다.
혼자서 모든 것을 짊어지려 했던 날들
그동안 피터는 너무나 많은 짐을 혼자서 태연한 척 짊어져 왔다.
자신에게 일어난 비극을 자신의 책임으로 돌리고,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 고립을 선택한다.
그 모습은 영웅적이면서도 한편으로는 너무나 외로워 보였다.
모든 것을 혼자 감당하는 것이 사랑이라고 믿었던 피터에게, 영화는 조금 다른 길을 보여준다.
마침내 주변 사람들과 다시 연결되고, 스파이더맨으로서뿐만 아니라 ‘피터 파커’라는 한 사람으로서 사랑받고 인정받는 모습을 보며 마음이 차올랐다.
히어로는  외로워야 한다는 익숙한 틀을 넘어, 함께할 때 더 강해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순간이었다.

‘좋은 것’만으로는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영화는 또 하나의 질문을 던진다.
상처와 시련을 모두 지워낸 상태가 정말 더 나은 삶일까?
고통스러운 기억을 없애고 좋은 것만 남긴다고 해서 삶이 온전해지는 것은 아니었다.
상실도, 아픔도, 실패와 시행착오도 결국 한 사람의 삶을 이루는 일부이기 때문이다.
때로는 지우고 싶은 기억까지도 자신의 일부로 받아들일 때 비로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성장은 상처가 없는 상태가 되는 것이 아니라,
상처까지 품은 채 다시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얻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브랜 뉴 데이(Brand New Day), 다시 세상으로

모든 사람의 기억에서 지워져 완전히 혼자가 된 피터가 작은 단칸방에서 홀로 수트를 수선하고, 자신의 일을 묵묵히 이어가는 모습은 무척 쓸쓸했다.
하지만 영화는 그를 그 고독 속에 그대로 머물게 하지 않는다.
피터는 다시 창문을 열고 밤하늘을 향해 거미줄을 쏘아 올린다.
그리고 다시 세상 속으로 뛰어든다.

Brand New Day.

완전히 새로운 날은 과거의 모든 흔적을 지워버린 날이 아니라, 지나온 상처와 상실까지 품은 채 다시 삶을 선택하는 날인지도 모른다.
혼자 모든 것을 짊어지는 영웅에서 벗어나, 사람들과 연결되고 함께 숨 쉬는 피터의 모습이 오래 마음에 남았다.
결국 스파이더맨이 보여준 것은 초인적인 힘만이 아니었다.
혼자 견디는 것만이 강함은 아니며, 때로는 누군가와 연결되고 함께 살아가는 것이야말로 가장 큰 용기라는 것.
새로운 날을 향해 다시 거미줄을 쏘아 올리는 피터처럼,
그를 바라보는 우리에게도 각자의 새로운 날이 시작되기를 바라본다.

이 영화는 누군가에게는 유독 깊게 가닿을 것이다.
사랑하는 것을 잃어본 사람에게.
잃음이 남긴 자리를 여전히 어떻게 다뤄야 할지 몰라 헤매는 사람에게.
남들과 다르다는 이유로 상처받아본 사람에게,
그 다름을 숨기거나 지우려 애써본 사람에게.
그리고 특별할 것 없는 하루를 그저 견디며 살아가는,
평범한 우리 모두에게.
수트 없이도, 초능력 없이도
누군가는 매일 자신만의 방식으로 창문을 열고 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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