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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래 쓰지만 누군가 알아주길 바라는 블로그

이은솔
우리가 두려워해야 할 것은 바로 두려움 그 자체
1933년 대공황 당시 루즈벨트가 대통령 취임하며 했던 연두교서. 거시 경제 위기, 스타트업씬 위기, 우리에겐 기회일까? 때로는 기회가 곧 두려움이 되기도 한다. 이 기회를 놓치면 어쩌지? 기회라는건 알았는데, 거기서 실마리를 못찾으면 어쩌지? 작게는 실패하겠지만 두려움을 두려워하지 않고 값싼 실패들을 반복하다보면 결국 찾으리라 믿는다. This great Nation will endure as it has endured, will revive and will prosper. So, first of all, let me assert my firm beliefs that the only thing we have to fear is fear itself— nameless, unreasoning, unjustified terror which paralyzes needed efforts to convert retreat into advance. 부진은 있어도 몰락은 없다 나는 늘 잔잔한 마음을 유지하는데 (그리고 그러려고 부단히 노력하는데) 이 잔잔함이 갖는 가치를 때로는 잊었다가도, 한 사이클의 끝에는 다시금 잔잔함이 갖는 힘을 되새기게 된다. 그래야할 것만 같아서, 이렇게 다들 한다고 하니까,가 아니라 지금 나한테 맞는 것을 잘 취사선택하기.
이은솔
안경 쓴 괴짜의 마케팅
한참 책을 멀리하다가 다시 재미를 붙이는 중이다. 떠도는 인용된 문장들 중 내 생각과 같은 것만 취사선택해 쓰다가 온전한 책을 읽으니 즐겁다. 제로투원에선 "안경 쓴 괴짜냐, 세일즈맨이냐" 파트가 재밌다. 실리콘밸리의 안경 쓴 괴짜들은 광고나 마케팅, 세일즈에 대해 회의적이다. 피상적이고 비이성적으로 보인다는 이유 때문이다. 하지만 광고는 중요하다.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스스로를 예외라고, 나는 진짜인 것만 좋아한다고, 광고는 다른 사람들에게만 효과가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래서 우리는 자신의 생각을 유지했다고 우쭐한 기분을 느낀다. 하지만 광고는 즉시 제품을 사가게 만들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광고가 자신에게 이런 효과를 미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 없다면 두 번 속은 것이다. 괴짜들은 투명한 것에 익숙하다. 그러나 세일즈는 정반대다. 공학자들은 세일즈가 기본적으로 정직하지 않거나 아니면 최소한 사소한 일이라는 인상을 받는다. 사람들은 과학이나 공학의 상대적 어려움을 과대평가한다. 왜냐하면 이들 분야의 난관은 눈에 보이기 때문이다. 연기와 마찬가지로 세일즈는 숨겨져 있을 때 가장 큰 효과를 나타낸다. 유통과 관련된 직업(세일즈, 마케팅, 광고 등등)을 가진 사람들이 죄다 실제와는 무관한 직함을 가진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거래처 담당자’ ‘비즈니스 개발’ ‘투자 은행가’ ‘정치가’ 자신의 커리어가 무엇이든 세일즈 능력이 슈퍼스타와 낙오자를 가른다. 월스트리트에서 신입들은 기술적 전문성을 발휘하는 ‘애널리스트’로 시작하지만 최종 목표는 거래를 성사시키는 딜메이커가 되는 것이다. 변호사들은 전문 자격증에 자부심을 느끼지만, 정작 로펌을 이끌어가는 것은 대형 고객들을 물어오는 수완가들이다. "우리는 스스로를 예외라고, 나는 진짜인 것만 좋아한다고, 광고는 다른 사람들에게만 효과가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래서 우리는 자신의 생각을 유지했다고 우쭐한 기분을 느낀다." 이거 완전 과거의 나잖아! 학자가 되어야지 했을 땐 '진짜'를 찾기 위한 노력을 하며 퍽 우쭐한 기분을 느꼈다. 학문이 그런 것이라기보다, 내 마음이 꼬여있었다고 생각한다. 사업을 하는 지금은 이렇게 생각한다.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공급할 때 비로소 내가 세상에 꼭 필요한 가치를 만들고 있구나. 나에게 누군가 돈을 쥐어주며 이걸 해결해주세요, 하는 걸 만들어야 한다. 사람들이 광고를 보고 돈을 내며 구매하는 것은 그걸 갖고 싶기 때문이다. 필요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아! 우리 마케팅 수완이 먹혔네! 하고 좋아할 게 아니다. 아! 우리가 드디어 세상이 필요로 하는걸 만들었구나! 하고 좋아하는게 더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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