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순
이 소설을 쓴 양귀자는 1955년 전북 전주에서 태어났꼬 원광대학교 국문학과를 졸업했다. 1978년에 다시 시작하는 아침으로 문학사상 신인상을 수상하면서 문단에 등장한 후 창작집 귀머거리새와 원미동 사람들을 출간, 단편 문학의 정수를 보여주고 있다는 비평가들의 찬사를 받았다. 모순의 주인공은 25세의 미혼여성 안진진. 시장에서 내복을 팔고 있는 억척스런 어머니와 행방불명 상태로 돌아다니다 가끔씩 귀가하는 아버지, 그리고 조폭 보스가 인생의 꿈인 남동생이 가족이다. 여기에 소설의 중요 인물로 등장하는 이모는 주인공 안진진의 어머니와는 일란성 쌍둥이로 태어났지만 인생행로는 사뭇 다르다. 부유한 이모는 지루한 삶에 진력을 내고 있고 가난한 어머니는 처리해야 할 불행들이 많아 지루할 틈이 없다. 주인공 안진진은 극단으로 나뉜 어머니와 이모의 삶을 바라보며 모순투성이인 이 삶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심각하게 고민하기 시작한다. 진진은 자신이 더 사랑하는 남자가 김장우임을 깨닫고 그의 프로포즈를 받아들이기로 결심하지만 그 순간 아버지가 치매에 걸려 집으로 돌아온다. 어머니는 아버지를 돌보며 가정의 무게를 감당하고 진진은 형과 함께 살아가는 장우를 보며 그의 삶의 특별함과 위험성을 동시에 느낀다. 그러던 중 진진은 이모로 부터 자살을 암시하는 편지와 열쇠를 받는다. 겉으로는 완벽해 보였던 이모의 삶이 사실은 지리멸렬함 속에서 무너져 내린 것이다. 1년 후 진진은 이모의 죽음이 가져다준 충격에서 벗어나 나영규와의 결혼을 결정한다. 그녀는 이모가 견디지 못했던 무덤 속 같은 평온을 선택하게 되지만 그 선택이 과연 옳았는지에 대해 의문을 품게 된다. 양귀자 소설이 늘 그렇듯 모순 또한 작가의 날렵하고 섬세한 문장이 보이는 인물들의 삶을 생생하게 구현하는 데에 큰 역할을 하고 있따. 우리들의 일상의 지극히 사소하고 하찮은 에피소드들을 선별하여 소설을 진행시키는 양귀자만의 잘 짜여진 소설적 구성도 눈에 띈다. 모순은 작가 양귀자가 1998년 펴낸 세 번째 장편소설로 책이 나온지 한 달만에 베스트셀러로 자리잡으면서 양귀자 소설의 힘을 유감없이 보여준 책이다. 작가는 소설 속 주인공을 통해 독자들에게 말한다. 자신의 인생을 유심히 관찰하면서 살아가라고, 되어가는 대로 놓아두지 말고 적절한 순간이 오면 과감하게 삶의 방향키를 돌릴 준비를 하면서 살라고, 인생은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전 생애를 걸고라도 탐구하면서 살아야 하는 무엇이라고.
강
